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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디갔어 버나뎃 천재 건축가 그녀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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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나뎃-여자얼굴
출처 : daum 영화 포스터

 

  • 개봉 : 2020년 10월 8일
  • 장르 : 코미디/ 미스터리/ 드라마
  • 감독 : 리처드 링클레이터
  • 국가 : 미국
  •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 : 109분
  • 출연 : 케이트 블란쳇(버나뎃 폭스 역)
  • 평점 : 7.7

어디 갔어, 버나뎃 주요 정보

건축계의 아이콘이자 지금은 문제적인 이웃인 그녀 버나뎃. 그녀가 사라진 영화 <어디 갔어, 버나뎃>. 천재 건축가였으나 그녀는 현재 사회성 제로인 문제적 이웃일 뿐이다. 컴퓨터 애니메이터인 남편 '엘진'은 이밖에 모르는 사람이고, 옆집 여자 '오드리'는 동네를 주름잡고 있으며 귀찮게 간섭을 한다. 비서 '수린'은 또 어떤가? 버나뎃을 감시하고 남편에게 보고하고 있고, 버나뎃은 조용히 살고 싶은 소망은 멀어져만 간다. 그러다 그녀의 까칠함이 폭발했다. 온라인 비서 '만줄라'와 함께 친구 같은 딸 '비'의 소원으로 인한 가족 여행을 준비하는데, '버나뎃'은 국제 범죄에 휘말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FBI 조사가 시작되자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원작은 같은 제목으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84주간 오른 소설이다. 사회성 제로에 문제적 이웃인 그녀의 예측불가한 캐릭터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낸 드라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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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나뎃, 잃어버린 자신을 찾아 떠나는 여정 (스포주의)

뇌는 디스카운팅 메커니즘을 따른다. 선물을 받았을 때 그게 마음에 쏙 드는 다이아몬트 목걸이면 처음에는 행복하지만 일 년 뒤에는 목걸이에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뇌는 살아남는 거에 익숙하기 때문에 원래의 것에 익숙해져야 새로운 위협을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예 리셋된다면 감사함이나 기쁨 대신에 위험, 생존 신호나 탐지하니까 뇌의 결험이라고 생각한다. 딸은 위험 신호에만 신경 쓰는 엄마가 삶의 아름다움을 다 잊어버린 것 같다고 생각한다. 영화의 시작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사회성 제로인 버나뎃은 맥아더상을 받은 최연소 천재 여성 건축가입니다. 그녀가 만든 수제 가구는 박물관에 영구 수집품으로 전시되어 있고 녹색 건축 운동의 선구자입니다. 그러다가 20년 전에 건축을 그만두고 활동을 중단했으나 아직까지도 건축계의 아이콘으로 남아 있습니다. 버나뎃은 사람을 굳이 만나려 하지 않으며 메일 같은 건 굳이 찾아서 읽지 않고, 사람들과의 교류를 최대한 멀리합니다.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 싫은 그녀는 사회 불안 장애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니니까 당당합니다. 버나뎃은 시애틀에서 가족이랑 남극으로 여행가기로 했는데 가는 게 너무도 싫습니다. 이웃집 여자는 아무렇지 않게 그녀의 앞마당에 마음대로 들어와 블랙베리 덤불을 제거하라고 간섭하니 언짢아합니다. 사람들과 어울리기 싫어하지만 어쩔 수 없이 의무적으로 대답을 하고 사회성제로라는 소리만 듣습니다. 딸에게 원하던 사립학교 합격 소식을 전하고 가족과 함께 남극 여행 갈 생각에 신이 납니다. 버나뎃은 편집증 증세가 있는데 자신도 그 원인을 알면서도 약은 챙겨 먹지 않고 병에 모아두며 예쁘다는 소리만 합니다. 어느 날 FBI 소속 스트랭 요원이 남편 엘렌에게 찾아와 그의 카드 사용 내역을 보여주는데 델리 구제 가상 도우미 청구내역이었고, 존재하지도 않는 회사에 범죄 조직의 위장 회사라는 놀라운 말을 합니다. 아내 버나뎃은 온라인 비서이자 가상도우미인 만줄라에게 음성 메일을 보내며 업무를 주고 비대면으로 소통을 해왔는데, 만줄라 라는 인물은 없었고 조직의 가명이었던 것입니다. 긴급한 법죄 문제에 휘말리게 됩니다. 그녀를 미친 사람으로 보고 심리 치료가 필요하다며 이들이 제안하지만 스스로 도망나옵니다. 아내를 사랑하지만 함께 무너질 수 없다는 말에 힘들어 보이는 그녀. 힘든 자신을 이해해 주지 않는 남편이 밉습니다. 남극 여행은 딸과 둘이 갈테니 버나뎃은 치료가 필요한 곳으로 데려가려는데 화장실을 핑계삼아 창문 밖으로 빠져나갑니다. 갈 곳이 없었던 버나뎃은 이웃집 여자의 도움으로 집에 몸을 숨길 수 있었고, 이웃집 여자의 집안을 엉망으로 만든 장본인인데도 눈물로 얼룩진 얼굴로 나타나 사정하는 버나뎃을 도와주었습니다. 처음으로 진심을 터놓는 대화도 하게 됩니다. 만줄라는 잡히고 사건은 해결이 됩니다. 사라진 엄마를 걱정하는 딸 '비'는 혼자서 엄마의 영상을 찾아봅니다. 영상 속에서 LA건축가 맥아더상을 받는 버나뎃 폭스의 모습과 아이디어가 많은 그녀는 열정적으로 일을 하고 남들이 하지 않는 도전을 합니다. 버나뎃이 사라지고 건축계는 충격에 빠졌고 현대 건축물 보존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버나뎃은 딸과 남편을 만나기 위해 약속했던 남극으로 갑니다. 카약을 타며 여행 온 사람과의 대화에서 남극점 팔머 기지가 뭘로 만드는지 궁금해졌고, 직감적으로 새기지를 설계해보고 싶은 생각으로 가득찹니다. 엘렌은 딸과의 대화에서 문득 창작을 그만두게 한 것에 대해 미안한 감정이 몰려와 울컥합니다. 천재 예술가에게 못하게 하니 망가질 수밖에. 버나뎃을 포기하지 않고 찾으러 다닙니다. 버나뎃은 남극점으로 가보기로 결심하고 몰래 들어갑니다. 담당자에게 허락을 받고 시작할 수 있게 되어 기분 좋은 들뜸으로 가득찬 버나뎃을 발견하고 서로를 안아줍니다. 새롭게 다시 시작할 자신을 찾는 여행이 되었다. 

 

 

감상평

케이트 블란쳇 그녀는 대체불가한 배우입니다. 완벽한 캐릭터를 만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영화에서 천재 건축가의 집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녀가 '자기 설계로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던 장면도 기억에 남습니다. 그녀의 관점은 질문에 핵심이 있었고 재능은 그때부터 발휘되었다고 생각되서 기억에 남습니다. 원작이 편지 형식으로 된 서간체로 구성되었다면 영화에서는 매력적인 캐릭터의 중심을 잡고 이야기를 잘 끌고나간 것 같습니다. 버나뎃의 여정을 그대로 따라가도 매끄럽게 흘러갔습니다. 사회가 정한 길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진지하지 않게 공감과 캐릭터의 재치에 웃음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남극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도 재밌었고 가족과의 케미가 좋았습니다. 그래도 그녀 곁에는 딸 비와 남편 엘진이 있으니까 다행입니다. '엄마는 가끔 너무 힘들다는 걸 알아줘. 인생의 따분함. 하지만 남들은 눈치채지 못하는 작은 것들에 감동하지.' 대사에 불편할 수도 있는 것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내가 놓치고 있던 게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고, 일상 속에서 작은 배려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실패가 나를 파고들어서 놓아주질 않아.' 그녀의 말 한마디가 참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엄청난 성공을 했지만 실패도 맛보았고, 그녀를 건축을 놓고 실패를 안고 살고 있었습니다. 창의적인 일을 해야하는 사람이라는 지인의 말이 와닿는 이유였습니다. 실패로 끝나서 그 기억으로 평생 있는 것보다 또 다른 무언가에 몰입하고 도전하고 창작하는 일을 하고 풀어내야 하는 사람이라는 걸. 실패가 과정이라면 실패로 끝날 일은 없을테니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녀에게는 치료가 필요한 게 아니라 창작할 수 있는 에너지를 표현해낼 공간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엔딩크레딧에 나오는 할리식스 남극기지도 챙겨보시길 바랍니다. 영화 속 남극 여행 중 카약을 타고 잔잔한 물결 위에 둥둥 떠서 여유롭게 생각도 하고, 귀여운 펭귄을 보며 참 힐링되는 작품이었습니다.